린다 린다 린다
October 25, 2006
내가 The Blue Hearts의 ‘린다 린다 린다’라는 노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드라마 ‘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’에서였다. 여주인공이 육상부라 달릴 때마다 이 곡이 흘러나왔던 것이다. 그래서 내게 이 곡은 단거리 육상의 주제로 각인되었다. 이런 곡들이 가끔 있다. 록키의 음악은 팔굽혀 펴기나 로드웍의 주제, 불의 마차에 나왔던 음악은 장거리 육상의 주제. 불의 마차 음악은 물론 게이들의 느낌도 든다. 아뭏든 이 노래를 들으면 초반의 잔잔한 부분에서 근육을 긴장 상태로 준비하고 있다가 “린다 린다~”하고 폭발하는 부분에서 마구 뛰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.영화도 노래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. 그래서 제목을 그대로 가져왔을 지 모르겠다. 분명 노래를 먼저 염두해 두고 거기에 맞는 이야기와 영상을 만들었을 것이다. 사실 이야기는 조금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별 사건이 없이 흘러간다. 여고생들의 미묘한 갈등은 별 흥분을 주지 않고 그 흔한 사랑 얘기도 덤덤하다. 하지만 이 영화는 축제에서 ‘린다 린다 린다’를 부르는 여고생 밴드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것이므로 나머지는 오히려 숨을 죽여야 한다. 그런 점에서 배두나의 어눌하지만 어눌하지 않은 연기는 이 영화에 잘 녹아들 수 있었다.